'한국 라면 매니어' 美라면의 신 "젓가락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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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6-05 08:56:06
- 조회 (411) | 추천 (1) | 퍼간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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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면 블로거 한스 리네시가 자신이 끓인 농심의 너구리 라면을 시식하고 있다. www.ramenrater.com이라고 쓰인 모자는 그의 부인이 직접 만들어 준 것이다. “전 세계 라면 중 매운 맛은 한국 라면이 단연 최고죠.”
미국에서 라면 블로그인 라면레이터(www.ramenrater.com)를 운영하는 한스 리네시(37)의 평가다. 그는 최근 “달콤하면서도 매운 맛과 양파 등 야채의 풍미가 훌륭하다”며 지난 4월 판매를 시작한 농심 ‘진짜진짜’에 대해 5점 만점에 4.75점을 줬다. 이에 앞서 농심 ‘신라면 블랙’과 팔도 ‘꼬꼬면’은 만점을 받았다. 그는 “매운 맛을 좋아해 빨간 라면을 선호한다”는 한국 라면 매니어다. 미국 워싱턴주 에드몬드에 거주하는 ‘라면의 신’ 리네시와 4일 페이스북으로 인터뷰를 가졌다.
라면레이터의 시작은 미미했다. 10년 전 라면 봉지 사진과 조리법을 올리고 라면 맛에 대한 점수를 주는 등 취미 수준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현재 이 블로그의 방문자는 33만여 명에 이른다. 총 750종류의 라면에 대한 평가가 쌓여 있다. 그는 8살 때 어머니가 만들어준 일본의 볶음면을 먹으면서 라면을 처음 접했다.
라면레이터는 2002년 60여 종으로 시작됐다.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하고 웹 에디터로 일했던 그는 “좋아하던 라면을 회사별로 정리해 온라인에 올릴 생각을 했던 것은 (직업상) 자연스러웠다”고 말했다.
중간에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라면을 끊어야 했지만 2010년 아시안 마켓 근처로 이사를 오면서 다시 블로그를 시작했다. 2년 동안 700여 종을 올렸으니 하루에 한 번꼴로 라면을 먹은셈이다.
그가 라면을 평가하는 기준은 3가지다. 면발의 쫄깃함과 스프, 야채의 풍미가 잘 살아있는지 여부다. 나라별로 매일 다른 라면을 먹어보려고 노력한다. 0점에서 5점까지 점수를 매기는데 점수가 가장 높은 라면들만 모아놓은 탑(Top) 10 코너가 그의 자랑이다.
사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시력이 약해 어딜 가나 특수안경을 써야 한다. 아내의 도움 없이는 운전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러나 그 덕분에 미각과 후각이 남들보다 발달했다. 그는 “과학적인 평가 기준은 없지만 내 미뢰(taste bud)만이 답을 알고 있는것 같다”고 말한다.
라면레이터에는 전 세계의 팬들이 댓글을 달고 직접 그에게 e-메일을 보낸다. 직접 자기가 거주하는 지역의 라면을 보내주는 팬들도 있다. 일본의 니신, 홍콩의 탓후이, 인도네시아의 인도미 등 세계적인 라면 업체에서 그에게 라면을 무료로 보내주기도 한다. 지난 5월엔 미국 농심의 초청으로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농심 LA공장을 부인과 함께 방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공정성을 위해 내 이름을 걸고 라면을 내거나 팔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다만 블로그를 찾는 팬들을 위해 온라인쇼핑몰 아마존닷컴에 그가 추천한 제품들을 모아놓은 페이지를 만들어 놓았다. 소비자들이 여기서 구매를 결정하더라도 그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없다. 아마존 내에서 그의 신뢰도만 올라갈 뿐이다. 젓가락질이 서툴러 포크로 라면을 먹는다는 그는 “주위에서 신성모독이라는 농담도 듣는다. 그래도 젓가락질이 너무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위문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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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