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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 직원 공개사표로 월스트리트 발칵 뒤집혀

골드만삭스 직원 공개사표로 월스트리트 발칵 뒤집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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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차의영 기자= 12년 동안 골드만삭스에 근무해온 한 직원이 14일 신문에 발표한 '공개사표'가 월스트리트를 폭탄처럼 강타했다. 또한 2010년 4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고객에 대한 사기 판결을 받은 적 있는 골드만삭스의 신뢰 회복 노력에도 큰 타격을 입히는 등 파문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 골드만삭스 금융회사의 런던지사 파생상품담당 이사로 근무하고 있는 그레그 스미스는 14일자 뉴욕타임스 기고란에 오직 돈벌이만을 목적으로 고객을 꼭둑각시처럼 이용하는 회사에서 더 일할 수 없어 나간다는 내용의 공개사표를 게재했다. "회의 때 단 1분도 고객을 위한 안건은 논의되지 않는다. 순전히 고객을 이용해서 어떻게 최대한 돈벌이를 하느냐에만 집중되어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는 대중시위의 타겟이 될 정도로 월가에서는 "돈을 버는 게 좋은 일, 돈을 더 버는 건 더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러면서도 표면상으로는 "고객의 발전이 우리 회사의 발전"이라는 주장을 해왔다. 그러나 내부 직원의 고발성 공개사표로 금융위기 이후 신뢰 회복에 노력을 기울여왔던 월가는 다시 체면을 잃게 됐다.

골드만삭스 대변인은 즉각 성명을 발표, "그가 표현한 내용에 동의할 수 없다. 우리는 그런 식으로 하고 있지 않다. 고객의 성공이 우리의 성공이다"라고 반론을 폈지만 대중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돈벌이는 고객으로부터가 아니라 고객과 함께 하는 것"을 주장하며 골드만삭스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거스 레비의 이념은 거의 퇴색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그레그 스미스는 " 화성같은 데에서 온 외계인이라도 우리 회의장에 앉아서 회의를 지켜본다면 고객의 금융거래 상 성공이나 발전 같은 것은 아예 빠져 있다는 것을 금세 알게 될 것"이라고 썼다. 금융회사들이 자기들 주장처럼 고객의 이익을 항상 1위 또는 2위에 놓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 회사처럼 철저하게 맨 꼴찌에 놓은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미국 금융사상 전례가 없는 그레그 스미스의 공개사표는 월가 점령 시위에서 나왔던 어떤 비난이나 욕설보다도 훨씬 더 위력적이라고 금융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cm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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