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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男, 76년전 영상 속 여인 보고 눈물 펑펑 왜

70대男, 76년전 영상 속 여인 보고 눈물 펑펑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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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년 전 일제강점기때 촬영된 빛바랜 영상 속에 등장하는 키질하는 임자도 여인과 갓난아기. 영상 속 아기가 이제 77세 노인이 돼 당시 한 살이었던 자신의 영상과 그리운 어머니의 모습을 다시 만났다. 지난 15일 신안군 임자도 면사무소 2층 회의실. 76년 전 일본인 시부자와 게이조의 서남해 도서지역 답사팀이 촬영한 영상자료를 보던 임자도 노인회장 박차규(77)씨가 흐르는 눈물을 연방 닦아냈다. 영상자료 속에서 활달한 자태로 보리타작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는 어머니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다른 사진자료에도 까무잡잡한 피부에 치마저고리 차림의 어머니가 동네사람들과 함께 등장한다. 박씨는 사진 속 어머니가 보듬은 갓난아이가 바로 자신임을 알아차리곤 또다시 눈물을 훔쳤다. 77세의 노인이 영상 속의 한 살짜리 자신을 만나는 순간이었다. 영상을 함께 보던 마을 사람들도 박수와 함께 놀라움과 기쁨을 나눴다. 박씨는 19일 전화 통화에서 "영상을 보니 생전의 어머니를 다시 만난 것 같다"며 "어머니는 '여장부'라 불릴 정도로 생활력이 강했다"며 회고했다. "며칠 전 모친 꿈을 꾸었다"는 그는 "일찍이 고향을 떠나 오랫동안 타향살이로 어머니를 제대로 챙겨 드리지 못했다"면서 "그래서 '불효자는 웁니다'가 18번이 됐다"고 울먹였다. 1936년에 찍은 37분짜리 이 영상자료는 임자도 파시의 생생한 현장을 비롯해 민어잡이 배, 주민들의 생활상이 담겨 있었다. 영상 시연회에 참석한 80대 어르신 대부분은 영상 속에 나오는 당시의 현장을 보며 추억을 되살려냈다. 시연회장은 탄성과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이 영상자료는 한국의 다도해를 영상으로 촬영한 최초의 기록으로 의미가 크다.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과 일본 상민문화연구소 연구원 등 35명은 지난 13일부터 사흘간 76년 전 영상과 사진 속의 섬, 임자도를 찾아 공동 조사활동을 벌이면서 시연회를 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