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척하던 암세포 살아나는 경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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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6-13 08:3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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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광현 교수 암 세포만 찾아가 공격해 죽이는 항암제가 있다. ‘미사일 항암제’다. 멀쩡한 세포까지 죽이는 부작용이 있는 기존 항암제와 달리 폐암·유방암 등의 치료 효과가 좋은 것으로 의료계는 평가한다. 하지만 미사일 항암제가 여러 종류 개발되고 있지만 임상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내성이 생겨 효과가 떨어지고 재발이 잦아 신약 개발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조광현(41) 교수가 주축이 된 연구팀은 컴퓨터 가상실험과 분자생물학 실험으로 항암제의 내성이 발생하는 원인을 밝혀냈다고 12일 밝혔다. 이에 따라 암 치료에 효과가 우수한 미사일 항암제 개발 가능성이 커졌다. 연구팀에는 제1 저자로 신성영(40)·양희원(29) 박사와 원재경(36) 박사과정 학생 등이 참여했다.
암은 세포가 죽을 시점에 죽지 않고 계속 살아 증식하는 특성이 있다. 이 경우 세포가 스스로 죽으라는 신호를 받는 대신 계속 살아 분열하라는 신호를 받는다. 인체 안에서 대표적인 신호 전달 경로로 ‘어크(ERK)’라는 것이 있다. 과학자들은 이 신호만 차단하면 암 세포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실제 폐암은 이런 역할을 하는 ‘멕(MEK)’이라는 억제제를 개발해 암환자에게 투여하자 일부 효과가 있는 듯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내성이 생겨 암이 재발하고 생존율이 높지 않았다. 멕 억제제가 어크 신호를 약화시키는 효과는 있었지만 암 세포는 잠깐 주춤한 뒤 다시 활발하게 증식한 것이다.
연구팀은 그 원인으로 암에 ‘계속 증식하라’는 신호를 주는 우회로가 생겼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어크 신호가 활발하게 활동할 때는 잠자고 있던 분자(PI3K)가 활동을 시작해 어크 경로를 대신하는 것이다.
조 교수는 먼저 컴퓨터 가상실험을 통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세포 신호를 분석해 원인을 찾아낸 뒤 그 결과를 실제 분자생물학 실험과 세포 내 영상 등을 촬영해 검증했다. 이번 결과는 세포 신호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약물 저항성의 원인을 찾은 첫 사례다. 또 약물 투여에 앞서 컴퓨터 실험으로 세포 신호 전달체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파악할 수 있게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분자세포 생물학지’의 6월호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조 교수는 “미사일 항암제의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며 “한 가지 종양 신호 경로뿐 아니라 그 주변 우회로까지 차단하는 약물(다중 표적 함암제)을 개발하면 암의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사일 항암제(missile anticancer drugs)=‘표적 항암제’라고도 하며, 암세포에서만 나타나는 특이한 단백질이나 돌연변이를 인식해 공격하도록 개발한 약물이다. 독성이 적고 독특한 돌연변이를 가진 환자일수록 효과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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