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 백
스위치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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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5-03 20:22:13
- 조회 (539) | 추천 (4) | 퍼간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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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백을 아십니까?
강원도 생활정보신문 종류인 "강원리뷰" 홈페이지에서 복사해 왔습니다.
"스위치백에서 뒷걸음치는 인생을 만나다
도계에서 태백시를 향하는 산길은 기차마저도 땀을 뻘뻘 흘리게 한다.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안절부절못하면서 오른다. 통리재를 오르기 위해 기차는 도계역에서부터 슬금슬금 발걸음을 죽이며 이마의 땀까지 훔쳤다. 기관차를 앞에 하나, 뒤에 하나 두 개씩이나 달고 도도하게 달려오던 기차도 태백준령의 통리고개 앞에서는 겸허하게 무릎을 꿇는다.
도계~통리 구간의 기차는 앞으로만 가지 못한다. 앞으로 가다가 다시 뒤로 가고, 그러다 다시 앞으로 가는 지그재그 걸음이다. 도계역에서 나한정까지 3.2km. 나한정역에서 흥전역까지 1.5km, 흥전역에서 심포리역까지 4.06km를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하면서 쉬엄쉬엄 올라간다. 앞만 보고 달리던 기차도 흥전~나한정역 1.5km의 ‘스위치백’ 구간에 들어서면 더는 가지 못하고 뒤로 달려간다. 임금 앞에서 물러나는 신하처럼 뒷걸음질을 치며 비탈길을 오르거나 내려가야 했다.
해발 680m의 통리역과 해발 245m의 도계역은 험준한 산악지형 때문에 고도 차이가 435m나 된다. 이 구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경사가 심하고, 굴곡도 가장 심한 노선이다.
직선 1.1km에 불과한 거리지만 급경사를 오르내릴 수 있도록 Z자 형태로 설치하면서 7배에 달하는 7.7km의 철로가 놓였다. 통리~도계역의 직선거리는 6km지만 철로는 산속을 휘저으며 16km나 에둘러간다. 16km를 가는 동안 무려 14개의 터널을 만나고, 250˚에 가까운 원형궤도를 이루는 터널도 있으니 강원도가 지닌 산의 깊이를 짐작하게 한다.
터널을 통해 산맥까지 뚫고 가던 열차는 1km 달리는 동안 30m 높아지는 30/1000경사라는 열차운전의 한계구배 앞에 무릎을 꿇었다. 결국, 일부 구간을 역진행하는 국내 유일의 스위치백(Switch Back) 시스템이 도입될 수밖에 없었다. 스위치백의 설치는 해발 650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해발이 높은 시(市), 태백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스위치백이 설치되기 이전에는 강삭철도를 통해 화물열차가 수송되었고, 승객은 걸어 다녀야 했다. 1963년 5월 스위치백 철로가 도입되고서야 영주에서 강릉까지의 영동선이 완전히 개통되었다. 영동선은 중앙선과 경북선이 교차하는 영주에서 시작되어 봉화, 춘양, 통리, 도계, 동해를 거쳐 강릉에 이르는 총 연장 193.6km의 산업철도이다. 영암선(영주~철암 간 86.4km, 1956년 개통), 철암선(철암~묵호 간 60.5km), 황지본선(통리~심포리 간 8.5km), 동해북부선(묵호~강릉 간 44.6km)을 통합하여 1963년 영동선으로 명명하였다.
도계에서 통리역을 향하는 열차는 단숨에 오르지 못하고 여러 번의 호흡을 가다듬는데, 통리에서 도계방면으로 내려가는 열차도 쉬어가기는 마찬가지이다. 통리역에서 제동 시험을 거친 후 발전제동으로 급경사 지역을 조심조심 내려간다.
통리(桶里)의 지명은 동쪽 백병산과 남쪽 연화산 등 사방의 높은 산 가운데로 길게 골짜기가 형성되어 흡사 소여물통인 구유처럼 생겼다는 데서 유래한다. 통리지역은 봄 여름 가을에는 농무가 심하고 겨울철엔 눈보라가 맵기로 유명하다. 잿빛 침묵이 가득한 통리역에서 울리는 열차의 기적 소리는 계곡의 가슴을 울렁거리게 한다.
1940년 첫 영업을 개시한 통리역은 바람 부는 날이면 저탄장에서 불어오는 탄가루에 옷깃을 단단히 여며야 했다. 통리역에서 200m 떨어진 곳에는 탄광촌의 보물인 석탄이 저탄장에서 세월을 가늠하고 있다. 한보탄광, 경동탄광 등 굴지의 민영탄광이 통리역을 중심으로 석탄을 수송했다.
통리고개 바로 아래의 나한정역은 1939년 역사가 준공되었다. 1940년 지나는 모든 열차가 한 번은 꼭 서서 인사를 하고 가는 신호장역을 거쳐 1953년 보통역으로 승격했다. 보통역이란 여객과 화물을 취급할 수 있는 역을 뜻하지만, 나한정역만큼은 여객을 취급하지 못했다. 나한정이란 지명은 소승불교에서 최고 경지에 이른 수행자를 가리키는 나한, 아라한에서 나왔다. 심포리역 뒤편의 돈각사라는 절의 뜰 앞에서 건너다보는 산세가 마치 나한과 닮은 데서 유래했다. 나한정역에 오면 모든 여객열차와 화물열차가 앞을 가로막은 산과 마주하여 잠시 쉬는 것도 나한처럼 삶의 수행을 권해서가 아닐까?
해발 315미터의 나한정역에서 쳐다보는 해발 349미터의 흥전역은 기관차가 고개를 한참이나 뒤로 제쳐야 올려다볼 수 있는 높이다. 나한정~흥전역 구간에서는 앞장서던 앞머리 기관차가 꽁무니가 되고, 꽁무니에 달린 기관차가 앞장서서 경사면을 오르고 내린다. 나한정~흥전역 구간에서는 열차가 반원형 궤도를 그리고 있어 바나나처럼 휜 열차의 앞과 뒤를 볼 수 있다.
처음이 꼴찌가 되고, 꼴찌가 처음이 되는 그런 세상이 가끔은 필요하다는 걸 열차도 알고 있었을까? 열차는 뒤로 가더라도 목적지를 향해 전진한다. 우리 인생 역시 그런게 아닐까? 뒤로 쳐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시련도, 사람을 만나면서 밑지는 것 같은 일도 다 전진을 위해 마련된 장치가 아닐까. 오르막과 내리막의 인생의 있듯, 인생이란 앞으로 갈 때도 있고 때로는 뒤로 가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물러서는 인생이라도 흥전~나한정역의 스위치백처럼 전진을 위해 에둘러가는 길일 게다.
스위치백을 처음 경험하는 승객들은 열차가 뒷걸음질하는 걸 보고 당황하기도 한다. 많은 승객은 스위치백 구간을 지날 때마다 “야, 기차가 뒤로 간다.”하고 경이로워한다. 어떤 승객들은 뒤로 달리는 열차를 보면서 앞만 보고 달리던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도계~통리역 간의 가파른 고개를 오르느라 힘에 겨운 열차는 꽁무니에 기관차를 하나 더 달고서 하늘과 가까운 도시 태백시로 치닫는다. 힘든 고개를 넘으려고 도계역과 통리역 사이에는 늘 2대의 보조기관차 3,000마력짜리 디젤기관차가 도계역이나 통리역 구내에서 비상 대기했다. 강릉역에서 도계역까지 화물열차를 끌고 온 전기기관차가 통리고개까지 끌어갈 자신은 없었다. 그래서 보조기관차가 열차 반대편에 붙어 서서 당겨주고 밀어주면서 수직 400미터를 상승하는 데 힘을 보탰다. 이 보조기관차를 두고 ‘통리고개 비탈기관차’ 혹은 ‘통리고개 보조일꾼’이라고 불렀다.
통리재를 지나는 길에는 한국의 그랜드캐니언(Grand Canyon)으로 불리는 통리협곡의 장엄한 풍경을 만나게 된다. 강물의 활발한 침식작용으로 V자형의 협곡을 이룬 통리협곡은 그 생성과정이 미국의 그랜드캐니언과 흡사하다. 300m의 높이에 이르는 협곡의 암벽이라든가, 낙차 30m의 미인폭포는 절경을 이룬다. 또 심심산골 오지마을의 풍광을 만나는 낭만도 있다. 스위치백은 2001년 12월 한국관광공사가 가볼 만한 「철길 여행지」로 선정할 만큼 주변 경관이 아름답다.
스위치백 구간을 지날 때는 ‘열차가 뒤로 가는 것은 스위치백 구간으로 정상운행 중입니다.’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동해안을 찾는 수학여행단 학생들의 현장학습을 위해서는 스위치백 구간에서 열차가 잠시 머물러주는 센스도 있다. Z자를 따라 운행하는 스위치백 철로는 대학입학 지리시험에서 단골문제로 등장했다.
스위치백이 부설될 수밖에 없는 태백산 준령은 한국의 험준한 산악지형을 보여주는 증표이기도 하다. 또한, 험난한 환경을 극복하고 석탄산업을 일으켜 국가 산업 발전을 이끈 철도의 역사를 온몸으로 증명하고 있다.
2010년 12월 준공 예정인 솔안터널을 통해 기차가 운행되면 스위치백 철도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태백시 동백산~도계역 간 19.6km 구간을 대신할 총연장 17.774㎞ 중 16.240㎞의 솔안터널은 이미 2006년에 관통되었다. 이 터널은 390m의 구간 높이 차를 극복하기 위해 나선형 철로인 루프터널(Loop Tunnel), 일명 똬리굴이 시설됐다. 태백~도계 간 열차운행 시간은 22분으로 기존 34분보다 12분이 단축된다.
스위치백은 철도의 발전으로 탄광이 발전하고, 탄광도시 발전까지 이룬 역사적 현장발전까지강삭철도에서 스위치백 철도로, 스위치백 철도에서 똬리굴로 이어지는 철도의 변천은 비단 철도의 역사뿐만 아니라 태백과 삼척의 중요한 지역사이자 우리나라의 현대산업사이전까지구름도 솔개도 쉬어 넘는 통리고개를 넘은 열차의 뚝심이 있었기에 태백과 삼척 탄광지역의 석탄개발이 가능했다.
기차는 길이 아니면 가지를 않는다. 저 기차의 뚝심백 철바른 사회, 바른 미래를 향해 울리는 기적이 그립다. 뒤로 가더라도 결국 전진하는 그런 삶의 걸음이 그립다."
스위치백 쉼터가 눈에 띄었습니다.
![[편집]P4291629.jpg](http://blog.joins.com/usr/y/on/yongdka/1205/re_4fa269d6a3ebf.jpg)
차를 주차하고 사진을 찍습니다.

스위치백쉼터에서 내려본 길


열차가 한꺼번에 올라가기엔 너무 힘들어 지그 재그로
앞으로 뒤로 왔다 왕복하면서 오른다는 스위치백
저는 말만 들었거든요. 한번 타 보고 싶은데 기회가 있으려는지.
스위치백 쉼터의 사진입니다.



2012.05.04일 어감이 않좋은 단어를 바꾸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