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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워서 민원 넣겠나" 순천시 공무원 민원인 정보 유출

꿈이 좋아 2018. 1. 26. 09:56

"무서워서 민원 넣겠나" 순천시 공무원 민원인 정보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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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불편 사항을 접수한 순천시 공무원이 민원인의 개인 정보를 피민원인에게 알려줘 물의를 빚고 있다.

순천시 해룡면 신대리에 사는 A(30) 씨는 시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자신의 정보가 유출되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출퇴근길에 대형트럭들이 중앙선을 침범해 공사현장으로 진입하는 것을 본 A 씨는 지난달 27일 대형트럭들을 제지해달라고 순천시 도로과에 민원을 제기했다.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에 빠른 조치까지 당부했다.

하지만 민원을 접수한 순천시 도로과 직원 신모 씨는 이상한 방식으로 민원 해결하기 시작했다.

신 씨는 공사 시공사인 J 건설사에 전화를 걸어 주의를 주기는 커녕 진입로와 관련된 민원이 제기됐으니 민원인과 통화해보라며 A 씨의 휴대폰 번호까지 알려줬다.

이로 인해 A 씨는 신 씨와 통화한지 30분도 지나지 않아 J 건설사 관계자로부터 전화를 받았고, 해당 트럭은 자사 소속이 아니니 문제될 것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문제가 있으니 시청이 나서 대신 해결해달라고 제기한 민원이 정보 유출이란 부메랑으로 A 씨에 되돌아온 것이다.

A 씨는 "범죄 행위를 제보한 민원인의 정보를 범죄자에게 알려준 것이 다를 바 없는 행동"이라며 "민원인의 개인 정보를 헌신짝처럼 생각하는 공무원의 태도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도로과 가로등 담당인 신 씨가 자신의 업무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J 건설사에 연락하고, 민원인의 휴대폰 번호까지 알려준 점을 볼 때 유착 관계까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A 씨의 휴대폰 번호가 유출된 것과 관련해 법적 대응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민원 사무처리에 관한 법률 26조에는 '행정기관의 장은 민원 업무와 관련해 알게 된 민원인의 신상정보가 누설돼 민원인의 권익을 침해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한편 공무원 신 씨는 '왜 자신의 휴대폰 번호를 알려줬냐'는 A 씨의 항의에 대해 빠른 민원 처리를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이해할 수 없는 답변만 반복했다.

또 순천시 최재기 도로과장은 부하 직원이 민원인 정보를 유출한 사실을 알고도 일주일 넘게 도시건설국장에서 보고하지 않고 흐지부지 넘기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CBS 이상환 기자 = wi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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