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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보건의 어디 없나요 … 시골 병원들 SOS

꿈이 좋아 2018. 1. 24. 08:40

공중보건의 어디 없나요 … 시골 병원들 S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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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의 A병원은 인근 지역에서 유일하게 입원이 가능한 민간병원이다. 36개 병상이 있고 많을 땐 환자가 하루에 250여 명이나 찾아온다. 의사는 원장을 포함해 3명으로 이 중 한 명이 공중보건의(공보의)다. 시골지역인 탓에 일반의사 영입이 어려워 공보의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그런데 최근 4월로 복무가 끝나는 이 공보의의 후임을 배치하지 못한다는 통보가 왔다. 이모(50) 원장은 “월급을 많이 준다고 해도 의사를 구할 수 없는데 공보의마저 빠지면 병원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고 토로했다.

 올해부터 농어촌 같은 의료취약지역에 위치한 민간병원 대부분에 공보의가 새로 배치되지 않는다.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도입과 여의사 증가 여파로 공보의 인원이 500명 가까이 줄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공보의를 도서벽지 보건지소와 공공병원에 우선 보낸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2012년 공중보건의사 운영지침’을 확정해 일선 시·도 등에 통보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4월 복무를 시작하는 신임 공보의는 의사·치과의사·한의사를 포함해 모두 1253명으로 지난해보다 28%나 줄었다. 반면 올해 의무복무 종료자는 1738명이어서 공보의 숫자가 485명이나 감소하게 된다.

 이 때문에 복지부는 공보의를 ▶섬지역 순회진료 병원선(5개) ▶도서벽지 보건소·보건지소 ▶국립정신병원·결핵병원·소록도병원 등 국립특수병원 ▶국·공립병원 순서로 배정할 계획이다. 대신 인구 30만 명 이상 도시의 보건소와 의료취약지역 내 민간병원, 보건단체에는 대부분 공보의를 새로 보내지 않기로 했다.

 그동안 지방에선 의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시골 민간병원에도 공보의를 배정해왔다. 현재 민간병원 195곳에 322명이 복무 중이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의료취약지역 내에서도 응급의료기관 기능을 하는 병원 80곳에만 예외적으로 배치될 뿐이다.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한 데는 2003년 도입된 의전원의 영향이 크다. 이미 군복무를 마친 학생이 많기 때문이다. 여의사 증가도 주요 원인이다. 2010년 기준으로 전국 의과대 학생의 33%, 의전원의 54%가 여학생이다. 최근 의전원이 대부분 의대로 복귀하기로 했지만 과거 수준의 공보의를 확보하려면 20년 정도 지나야 할 전망이다.

 류근혁 복지부 건강정책과장은 “공보의 숫자가 줄어든 만큼 본래 목적인 공공의료 기능에 맞게 배치할 수밖에 없다”며 “민간 병원도 공보의 의존도를 줄이고 일반의사 채용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중보건의=의사·한의사·치과의사 자격증 소지자가 군 복무 대신 농·어촌 보건소나 보건지소, 공공병원 등에서 3년간 근무하는 형태. 계약직 신분으로 현재 전국 253개 보건소 의료인력의 85%를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