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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에 밀리고 저가에 치이고 … 나드리화장품 부도

꿈이 좋아 2018. 1. 23. 09:25

명품에 밀리고 저가에 치이고 … 나드리화장품 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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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역사의 토종 화장품업체 나드리화장품이 부도처리됐다. 24일 금융결제원은 나드리화장품을 당좌거래 정지 기업 목록에 포함시켰다. 최근 만기가 돌아온 수억원 규모의 기업어음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1978년 설립된 나드리화장품은 90년대 한국화장품·한불화장품과 함께 시장을 이끌었다. 이노센스·메소니에·헤르본 등 다양한 브랜드로 연 매출 1000억원까지 기록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국내 대형 업체, 수입 화장품, 저가 브랜드 사이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방문판매 쪽에서는 꾸준히 판매되고 있었지만 백화점·로드숍 중 어디에서도 확고한 입지를 다지지 못했다. 헤어·화장품 등에서 브랜드·제품도 다양했지만 중저가의 애매한 가격대 또한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데 실패했다.

  결국 2005년 382억원, 2010년 287억원으로 매출이 크게 줄었다. 2010년엔 영업손실 15억원을 기록했다. 나드리화장품 관계자는 “2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기업회생절차 승인 여부는 다음 달 기업 실사 이후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나드리화장품 관계자는 “회사 임직원들의 회생 의지가 강한 만큼 빠른 정상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드리화장품은 한국야쿠르트가 야쿠르트화장품이란 이름으로 시작했다가 1990년 이름을 바꿨다. 2006년 대상그룹 계열사인 유티씨인베스트먼트에 인수됐다가 2009년 현재 대표인 유충민씨에게 다시 팔렸다. 유 대표가 운영하는 블룸즈베리에셋매니지먼트가 지분 69.96%로 최대주주이며 유 대표가 11.67%로 2대 주주다. 대상그룹 임창욱 회장의 유티씨앤컴퍼니도 지분율 8.17%로 3대 주주에 올라 있다.

  이처럼 주인이 자주 바뀌면서 업계 변화에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점이 패인으로 꼽힌다. 한 화장품업체 관계자는 “유 대표가 취임한 후 감사부서를 신설하는 등 조직 구조를 바꾸고 브랜드숍 오픈 계획을 발표하는 등 의욕적 행보를 보였지만 결국 회생 절차에 이르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역사가 오래된 만큼 다양한 기술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를 매출로 연결시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